이미지 크게보기시장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운동 첫날인 13일 오전 박원순(오른쪽 두번째) 범야권 단일후보와 손학규(왼쪽) 민주당 대표가 함께 서울 중구 남창동 남대문시장을 찾아 출근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호웅기자 diverkim@munhwa.com

“박원순 후보 정말 서민적으로 생기셨다”, “손학규 대표 옆에 있는 저 사람은 누구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3일 범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무소속 후보의 유세를 보던 시민들의 반응이다. 박 후보는 기존의 떠들썩하게 드러내는 식의 선거운동 방식을 지양한 채 ‘시민들의 친구’이자 서민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선거운동 경험이 없는 문제점도 노출하고 있었다.

13일 오전 0시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박 후보는 장화까지 신고 나타나 상인들이 팔고 있는 수산물의 생산지, 판매경로 등을 자세하게 물어봤다. 수행원들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들과 악수를 나누라고 권유했지만 박 후보는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더 좋은 듯한 모습이었다. 박 후보는 한 상인에게 “시장이 되면 기자들 없이 조용히 이곳을 다시 찾겠다”고 약속도 했다.

결국 유세는 예정시간보다 15분 정도 늦게 끝났다. 동행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맨손으로 생선을 거리낌 없이 들어올리며 박 후보에게 같이 할 것을 권유하는 등 박 후보에게 선거운동의 ‘멘토’와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전 7시30분 중구 남창동 남대문시장 유세에서는 흔한 어깨띠도 두르지 않고 명함도 뿌리지 않았다. 유세차도 0.6t 초미니 트럭으로 제작해 ‘원순씨의 구석구석 정책카페’로 이름을 지었다. 남대문시장 유세가 끝난 뒤에는 시장 안 노점 식당에서 보리밥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했다.

박 후보는 ‘낡은 서울’, ‘구정치’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도 주력했다. 오전 9시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박 후보는 “가뭄으로 백성이 굶어죽자 3년 동안 광화문 앞에 초막집을 짓고 백성들을 먹였던 세종대왕의 마음으로 서울시장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 1주일 동안 국회에서 ‘항공모함’을 동원해 저를 모함했지만 ‘쪽배’인 박원순은 침몰하지 않았다“며 “정치에 염증을 느낀 시민이 오늘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받을 것”이라고 말하자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박 후보는 “‘잃어버린 10년’을 끝내고 사람을 위한 10년, 사람 중심의 서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