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3일부터 ‘10·26 재·보궐선거’ 공식 지원에 나서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언제쯤 나설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구로구 구로동 서울관악고용지원센터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범여권 단일후보인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함께 이 지역에 근무하는 회사원들과의 대화로 첫 지원을 시작했다. 한나라당과 전문가들은 박 전 대표가 나서 나 후보를 지원할 경우 나 후보 지지율이 3∼5%포인트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본격 지원에 나서자 범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무소속 후보 측은 안 원장에게 구애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안 원장이 나설 경우 박 전 대표보다 더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엠브레인이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박 전 대표가 나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후 지지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2.5%인 반면 ‘안 원장이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면 지지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6.6%로, 2배 이상으로 많았다.

헤럴드경제-케이엠조사연구소가 11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단순지지도는 나 후보 37.2%, 박 후보 45.5%로 박 후보가 8.3%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박 전 대표와 안 원장이 지원에 나설 경우 나 후보 40.5%, 박 후보 49.9%로 격차가 9.4%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이를 감안할 때 박 후보 측은 ‘박근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안 원장에게 적극적으로 ‘긴급 구조요청(SOS)’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 원장은 애매한 행보를 보이며 지원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안 원장은 12일 경기 수원에 있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한국연구재단 주최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 서울시장 보선 지원 여부에 대해 “제가 인문학은 아는데 정치 쪽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원장은 지난 9일에는 박 후보 지원과 관련, “(요청이 오면) 그때 가서 생각해보겠다”며 지원 가능성을 밝혔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