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또 다시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네거티브 전략을 주도하는 한나라당과 이에 수세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범야권 단일후보 박원순 무소속 후보측이 겉과 속이 다른 고민에 휩싸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네거티브 전략이 먹히고 있다며 겉으론 만족하고 있으나 내심 반(反)한나라당 정서의 극대화와 진보 및 중도층이 결집하는 역풍을 두려워하고 있다.

박 후보측과 민주당은 네거티브 전략에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면서도 범여권 단일후보인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맹추격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나 후보 선거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13일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나 후보가 박 후보를 따라잡은 것은 박 후보에 대한 우리의 검증 작업이 국민들에게 지지를 얻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잠시 ‘박원순 바람’에 흔들렸던 부동층의 표심이 되돌아오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나 후보 캠프의 기대와는 달리 과연 이 같은 네거티브 전략이 한나라당에 끝까지 약(藥)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네거티브 공세를 펼칠수록 반한나라당 정서와 진보층의 위기감이 극대화되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재등장 → 선거 당일 트위터 등을 통한 박 후보 지지층의 강력한 결집 → 경이적인 투표율 재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후보측은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전략에 태연한 모습이다. 박 후보는 12일 캠프 관계자들에게 “우리는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전략에 일절 대응하지 말자”고 단속했다고 한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한번은 지지율이 뒤집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 우리 지지층도 ‘어라? 그냥 이기는 게 아닌가 보네’ 하고 결집할 수 있다”고 여유를 보였다. 현재 여론조사 방식이 젊은층들이 주로 이용하는 휴대전화 조사 방식이 아닌 자동응답서비스(ARS) 방식이기 때문에 여전히 숨어있는 박 후보 지지표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깔려 있다.

하지만 과연 무대응 전략이 옳은지는 확신하지 못해 불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나 후보는 바닥에서 치고 올라오고 박 후보는 조금씩 내려가는 추세가 찜찜하다. 박 후보측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전략이 상당히 먹히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선거를 치러본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한나라당의 네거티브에 맞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만용·김성훈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