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 지난해 거부했던 민주법안 수정

국민의힘이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간호법 대신 새롭게 내용을 수정한 ‘여권발 간호법’을 28일 발의한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이날 오후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고, 가장 논란이 됐던 ‘지역사회’ 문구를 삭제하고 대신 간호사들의 구체적인 업무 범위를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간호법에는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를 두고 당시 의사 단체는 간호사들이 지역사회에서의 의료·돌봄을 독점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반대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여권발 간호법에는 PA(진료보조) 간호사의 업무를 적시했다고 한다. 혈액검사 등 의사 업무 일부를 대신했던 PA 간호사는 법적 근거가 없어 위법 논란이 있어왔다. 또 이번 법안에는 간호사가 ‘재택 간호 전담기관’을 독자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사실상 간호사에게 의료·요양 기관 설립 권한을 주는 것으로 보여 의사단체에서 반발이 예상된다.

이 법안은 지난해 간호법을 두고 여야가 협상할 때 정부·여당이 내놓은 중재안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여당은 지난해 간호법이 제정되면, 간호조무사 등도 별도의 법을 요구하면서 직역 간 갈등이 심해질 것이라고 보고 간호법 제정을 반대했으나, 민주당이 강행하려고 하자 중재안을 제시한 바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7일 브리핑에서 “(여권발 간호법이) 정부가 반대했던 이유들을 다 해소하는 상황이라면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