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점퍼 입고 거제후보 만나
내일 부산 사상구 지원도 검토
국힘 선대위 “통탄할 일” 비판

‘잊히고 싶다’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부산·경남(PK) 후보들과 만나 지지를 보내면서 사실상 ‘총선 등판’에 나선 모습이다. 4·10 총선 공식선거운동 시작일인 28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서울 중·성동갑 전현희 후보 지원 유세에 출격하면서 ‘원팀’ 행보에 힘을 싣는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오전 경남 거제를 찾아 파란 점퍼를 입고 이 지역에 출마한 변광용 민주당 후보와 계룡산을 함께 등반했다. 문 전 대통령은 “거제는 대통령을 2명 배출했는데 계룡산은 그 거제 기운의 뿌리로 변 후보가 좋은 기운을 듬뿍 받아가길 바란다”며 “응원하고 격려하는 마음을 표현하려고 파란 옷을 입고 왔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평산마을이 있는 경남 양산갑에 출마한 이재영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하는 등 지지에 나선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오는 29일에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 사상구를 찾아 ‘낙동강 벨트’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 출마한 친문(친문재인)계 배재정 후보 지원 유세에도 나설 예정이란 보도가 나왔으나 배 후보 측은 “문 전 대통령이 오신다고 하니 후보가 가서 인사를 드리는 정도로 이야기가 나온 것이지 확정된 바 없다”며 수습에 나섰다. 친문계 김부겸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현직과 달리 전직 대통령은 (선거)법적으로 자유로워 이 정도 하시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배 후보가 출마한 사상은 대통령이 옛날에 지역구 국회의원을 하신 곳으로 아마 격려 차원에서 가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잊히고 싶다”며 그간 친문 공천 배제 등 민주당 공천 파동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다 총선이 가까워 오자 지원 사격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현철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통화에서 “역대 퇴임 대통령이 개별 후보를 직접 찾아가 선거운동을 지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한쪽 정당에 개입해 대놓고 싸움을 부추기고 있으니 통탄할일”이라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도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앞에서 이 대표와 함께 전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이날 오후에는 경남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이 지역 이재영 후보 지지 유세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은지·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