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경기 오산 후보가 27일 세교동 거리에서 고령 유권자에게 명함을 건네며 인사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김효은 국민의힘 경기 오산 후보가 27일 세마동 선거 캠프를 찾은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차 후보 측 제공, 김성훈 기자

■ 격전지 르포… 후보 동행 취재

‘카이스트 교수’ 민주 차지호
“글로벌 AI 클러스터 만들 것”

‘EBS 영어강사’ 국힘 김효은
“일선 학교 교사 업무 유연화”

오산=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여야 모두 영입 인재를 전략공천한 경기 오산 국회의원 선거는 1980년대생, 40대 초반의 정치 신인 간 맞대결이 펼쳐진다. 김효은(40) 국민의힘 후보는 스타 영어강사 출신, 차지호(43)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카이스트 교수를 지내 이들의 ‘교육 공약’에 대한 유권자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김 후보는 예비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7일 오후 오산시 세마동의 선거 캠프에서 소규모 간담회를 연달아 진행했다. 7평 남짓 규모의 사무실은 몰려드는 지역 시민 발길로 북새통을 이뤘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현역인 지난 20년간 지역 발전이 저해됐다”며 변화를 요구한 요양시설 관계자들의 민원 하나하나를 꼼꼼히 메모했다. 그러면서 “출마한 후보 모두 토박이가 아니라 투표할 맛은 안 나시겠지만, 진짜 변화를 원하시면 꼭 한 표를 선사해달라”고 호소했다. ‘레이나쌤’으로 잘 알려진 김 후보는 ‘교사 업무 유연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4차 산업·인공지능(AI) 등 웅장한 구호가 난무하지만, 진짜 교육의 본질은 수업에서 사제 간의 소통”이라며 “일선 교사들이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행정 업무부터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차 후보는 이날 오후 구도심인 오산동 소재 롯데마트 앞 사거리에서 유권자와 마주했다. 그는 오가는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하기를 2시간 동안 반복했다. 한 장년 남성이 명함을 건네는 차 후보에게 다가가 “안민석은 미운데, 그래도 난 민주당”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히자 차 후보도 “오산을 제대로 변화시켜 보겠다”고 화답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보건학 박사를 지내고, 영국 맨체스터대에서 인도주의학 및 평화학 부교수를 역임한 차 교수는 “진짜 변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다. 그는 “존스홉킨스, 맨체스터대의 우수한 인력 풀들과 여전히 소통하고 있다”며 “미국·영국의 우수한 연구진을 데려와 오산을 글로벌 AI 전문 클러스터로 만들어 지역 경제를 부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오산은 현역인 안민석 의원이 5선을 지낸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됐지만,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6년째 순댓국집을 운영 중인 장병로(65) 씨는 “민주당이 검사 독재를 말하고 있지만, 이재명 대표가 의회에서 하는 모습을 보면 그게 더 독재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대학생 김모(23) 씨는 “오산엔 인플루언서 강사보다 미래 전문가가 더 필요하다”며 차 후보를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