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사, 美 제재완화·韓美동맹 균열 노린것”

- 美 북한전문가 이메일 인터뷰

맥스웰 “최대압박 지속에 초점”
빅터 차 “美에 협상복귀 압력”
매닝 “식량지원 김정은만 도와”

미국 내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의 양보와 한·미 동맹 균열을 노린 도발로 분석했다. 한국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 추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내부 통제와 군사력 강화를 돕는 일이라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9일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 분열과 함께 한국과 미국 내 강경파와 대화파를 갈라놓으려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에 제재 완화 압력을 가하라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더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비핵화라는 전략적 선택 외에 다른 방안이 없다는 점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며 “최대 압박을 지속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리 우드로윌슨센터 한국 프로그램 국장은 “김 위원장의 도발은 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을 잡으려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에게는 최대 압박을 하는 미국과 같은 편에 서 있는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한국민의 일상생활을 망칠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환기시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트럼프 행정부에 제재를 완화하고 협상에 들어오라는 압력을 높이는 한편, 단거리 미사일과 다연장로켓의 정교함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북한이 대화에 나서지 않고, 앞으로 몇 주간 더 많은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략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용으로 많은 자금을 가지고 있으면서, 북한 주민의 식량 지원은 세계에 떠넘기는 것은 아이러니”라며 “식량 지원은 김 위원장이 군사 부문에 자원을 전용하도록 해주는 대체물”이라고 비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한국의 식량 지원을 공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