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비례대표 TV토론 4·13 총선에 출마한 각 당의 비례대표 후보자들이 4일 MBC 서울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차 TV토론회에서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석 새누리당,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채이배 국민의당, 조성주 정의당 후보. 연합뉴스

총선 ‘키’쥔 4050표심

진보와 보수가 혼재한 40대 후반(45∼49세)∼50대 전반(50∼54세)의 선택에 따라 이번 4·13 총선에서 여야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45∼54세 유권자들은 4일 현재 무당층 비율이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총선에서 최대의 ‘캐스팅보트’ 집단으로 평가된다. 특히 무당층 비율은 수도권 40대에서 급격히 높아지는 양상이다. 흔들리는 이들 표심이 격전지에서 어느 당 후보로 가느냐가 최대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0세 이상을 제외한 대부분 연령층에서 인구 내림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40∼50대에서만큼은 40.9%로 제자리걸음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30세, 60세 이상 연령대가 각각 진보와 보수 단일성이 뚜렷해 비교적 표 확장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야 승부령은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40∼50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조사는 이들 연령대 중 40대 후반∼50대 전반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보수와 진보, 여야 색채를 본격적으로 재정립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문화일보가 지난해 11월 창간기획으로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엠브레인에 의뢰한 ‘40·50·60 세대별 정치의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들 연령대 정치성향은 40대 후반은 54.7%가 진보라고 응답했지만 50대 전반에서는 51.2%가 보수라고 답했다. ‘4말 5초’의 경우 진보에서 보수로 역전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정치이념성향 지표를 기준으로 평균값(매우 보수 1점, 매우 진보 4점 가운데 중간점은 2.5점)을 비교해도 40대 후반은 2.60점이었지만 50대 전반에는 2.44점으로 변화가 시작됐다. 이념 색을 결정짓는 중요 지표인 성장과 분배 선호도에서 분배를 주장하는 비율이 40대 전반 59.5%, 40대 후반 57.6%로 나타나다가 50대 전반에서 48.6%로 급격히 줄어드는 점 역시 이들 세대의 흔들림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40대 무당파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 역시 여야를 긴장시키는 대목이다. 경기·인천의 40대 무당파 비율은 57.3%로 전국 51.6%를 웃돌다가 50대부터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014년 10월 조사에서 38.9%를 기록한 40대 무당파가 2015년 2월 41.1%, 2015년 10월 51.6%로 꾸준히 늘어나는 등 이 연령대에서 정치 성향을 다시 세우는 경향도 날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정치평론가인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정치 불신이 심해짐과 동시에 인생을 새로 설계하는 40대부터 ‘영남 =1번, 호남=2번’ 같은 구시대 패러다임을 떨쳐내고 있다”며 “다른 연령대의 정치적 흔들림과 달리 이들은 실생활과 관련된 정책과 공약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정당마다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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