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 유가족들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토로했다. 성 전 회장이 오명을 뒤집어쓴 데 대한 모욕감이 심했고, 이에 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나 대응 방법에 대해서도 장례절차를 진행하며 논의할 계획이다. 유가족들은 현재까지 유서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성 전 회장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금품 전달 메모가 발견됨에 따라 유서 공개 관련 입장이 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성 전 회장의 막냇동생 성일종(52) 씨는 10일 오전 성 전 회장의 시신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빈소가 마련된 충남 서산의료원으로 운구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형님이 늘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현 정권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일종 씨는 “현 정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는데 ‘정치수사’가 진행되니 안 섭섭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일종 씨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돈을 줬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성 전 회장이) 가족들에게 따로 이야기했던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일종 씨는 “형님은 무엇보다 명예를 중요하게 여겼던 분이고,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하신 것”이라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대한 심적 부담이 컸던 것이 아니라 ‘비리’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것에 대한 모욕감이 심했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해 성 전 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만큼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할지 여부를 장례절차를 진행하며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성 전 회장의 유서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에는 아직까지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산 =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