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 전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2006년 김 전 실장에게 미화 10만 달러를 건넨 사실이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10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고 황당무계한 내용”이라며 “맹세코 그런 일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성 전 회장이 돈을 건넸다는 시기와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등) 그럴 듯하게 말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고, 매우 악의적인 얘기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 전 회장과 친분이 있었는지에 대해 “국회의원 시절 의정활동을 하면서 (성 전 회장과) 안면은 있었지만 그렇게 깊은 교분을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에게 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 경선 당시 현금 7억 원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허태열 전 실장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그런 일을 일절 모른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허 전 실장은 “이러쿵저러쿵 사실관계를 말한다는 게 망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면서도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9일 자살 직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을 적극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6년 9월 박 대통령의 독일 방문 때 김 전 실장에게 10만 달러를,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여러 차례에 걸쳐 허 전 실장에게 현금 7억 원을 건넸다고 폭로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