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당혹’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로 검찰의 하명수사, 별건수사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김진태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굳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출근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Q.금액 적힌 사람 말고 알만한 사람 있나?
“거명할 수 없지만 전달자 아니다”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주머니에서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포함, 뇌물공여 대상자로 보이는 명단이 발견돼 검찰의 사정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다음은 최윤수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의 1문1답.

―성 전 회장이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수억 원을 건넸다고 했는데, 망자가 됐으니 진술자를 직접 부를 순 없고 진술, 녹화 등을 확보할 수 있으면 수사가 가능한가.

“수사의 단서로 검토해 볼 수 있지 않나. 다만 현실적인 장애나 법리적인 장애가 있을 순 있다. 하지만 수사도 할 수 있고, 보강할 수 있는 다른 객관적인 자료나 진술이 있나 확인해볼 수 있다. 어제(9일) 저녁에 강남삼성병원에서 고 성완종 전 회장을 검시하는 과정서 고인 바지 주머니에서 메모지가 한 장 발견돼 검찰이 확보하고 있다. 메모지 내용에는 몇 사람의 이름과 금액만 기재돼 있다. 그중 한 사람에 대해서는 일자도 기록돼 있다.

―내용은 없이 일자, 금액, 사람 이름만 있나.

“네. 금액이 기재된 사람은 5∼6인. 나머지는 이름만 기재돼 있다.”

―일반인이 알 만한 사람인가.

“특정할 수도 있고 특정 못할 수도 있다. 메모에는 55자(가 적혀 있다). 메모 내용만으로는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무엇을 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오늘 경향(신문)서 이야기한 두 사람도 메모지에 포함되어 있다. 경향 인터뷰 내용도 경향에서 제출한다면 메모지 내용을 확보하도록 하겠다. 필체를 감정한 후 장례식 후에 유족과 경남기업 임직원에게 자료제출 여부를 확인할 것이다. 단 법리적인 장애(공소시효 등)가 생길 수도 있다.”

―명단에 적힌 사람은 몇 명인가.

“(전체 명수를 밝히는 것은)적절치 않다. 이름과 옆에 금액이 기재된 사람은 5∼6명이다.”

―메모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성인 손바닥만 한 메모지를 들어보이며) 이것의 절반이다. 경향 인터뷰와 액수도 일치한다. 날짜도 일치한다.”

―메모와 관련 유가족이나 측근이 임의제출한 자료가 있나.

“없다.”

―메모에 관해 좀 더 상세히 적은 장부 등을 성 전 회장 자택 압수수색 때 확보한 적 있나.

“없다.”

―메모에 적힌 사람은 10여 명으로 봐도 되나.

“아까 말한 내용 외에는 말씀드릴 수 없다.”

―금액은.

“지금 말할 수 없다.”

―금액이 적힌 사람 말고 이름만 적힌 사람도 우리가 알 만한 사람인가. 아니면 돈 전달자라고 할법한 사람인가.

“전달자는 아니다.”

―이름이 기재된 사람들의 직업군이나 친소관계에 일관성이 보이나.

“추측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10여명 치면 30자 정도고, 기타에 다른 말들도 좀 있을 거 같은데

“없다.”

―사람, 숫자, 날짜, 금액만 있나

“날짜가 기재된 사람은 몇 자 더 적혀있기는 하지만 그것만 갖고 전체 사안을 보기는 쉽지 않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