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문건 파문’ 여야 공방

이재오 “靑책임자들 물러나야”
유기홍 “인사개입 청문회 개최”

여야는 5일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으로 촉발된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파문 의혹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그동안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새누리당은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을 비판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현 정부 핵심인물의 폭로전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회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대통령을 모셨던 전직 비서들이 (언론에) 이야기를 해 국민을 혼란하게 하고 있는데 이젠 전직 장관까지 나서고 있다”며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도대체 왜 이런 분을 장관에 임명해 나랏일을 맡겼는지 기가 막힐 지경이다. 최소한 인간 됨됨이라도 검증을 해서 장관 시켜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청와대 인사시스템 개혁을 당에서 요구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 또한 “이번 사건의 본질은 문서 유출, 그리고 공무원의 비밀누설”이라며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지 (야당이) 특검, 국정조사 주장하는 건 정치공세”라고 강조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문건이) 유출되도록 내부 기강을 단속하지 못했던 청와대 책임자들은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김기춘) 비서실장이 됐든 수석이 됐든 비서관이 됐든 그 라인에 관계되는 사람들은 일단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을 위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정윤회 국정 농단의 종합판’이라 규정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특위 연석회의에서 “비선 실세 주인공들이 언론에 대고 연일 폭로전을 하고 있다”며 “막장 드라마 같다”고 꼬집었다. 문 위원장은 “대통령이 수첩을 꺼내들어 ‘나쁜 사람’이라며 문체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수첩인사 자체도 문제지만 더 문제는 비선 실세가 주도했다는 것으로, 정부의 공적 시스템이 비선 실세에 의해 붕괴됐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청와대가 인사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면서 “정 씨와 유 장관을 증인으로 한 국회의 청문회 개최를 요청한다”고 여당의 응답을 촉구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