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받은 김춘식 靑행정관 “정윤회씨 얼굴도 모른다”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5일 오전 검찰에 출두했다. 조 전 비서관은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박관천(48) 경정의 청와대 근무 시기의 직속상관이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9시 58분 서울중앙지검에 택시를 타고 나타났다. 그는 대기하고 있던 수십여 명의 취재진을 향해 “저는 주어진 소임을 다했고 제 가족이나 부하직원에게 부끄러운 짓을 한 적이 없다. 검찰에서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성실하게 진술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상기된 표정의 조 전 비서관은 “수사를 앞두고 수사 관련 내용을 검찰 앞이 아닌 언론에서 말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박 경정과 통화했느냐”는 질문에는 “그 친구와 통화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문건 내용의 6할 이상이 사실’이라는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는 “검찰에 올라가서 최선을 다해서 진술하겠다”며 대답을 피했다. “검찰에 제출할 자료를 가져왔느냐”는 질문에는 “가방에 목도리와 조끼, 커피믹스 몇 개만 들고 왔다”며 제출할 자료가 없음을 밝혔다. 변호인 선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변호인은 없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박 경정은 19시간이 넘는 고강도 검찰 조사를 받고 이날 오전 4시 37분쯤 검찰청사를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4일 오전 9시 30분부터 박 경정을 상대로 문건 작성 경위와 근거 등에 대해 12시간 상당 조사를 진행했다.

김춘식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도 전날 고소인 신분으로 5시간 상당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김 행정관은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정 씨와는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고 얼굴도 모른다”며 “문건에 등장하는 식당에도 가 본 적이 없고, (십상시) 모임은 더더욱 없었다”고 말했다.

정유진·김동하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