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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이어 유진룡(사진)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청와대를 향한 공격에 가세했다. 유 전 장관은 소위 청와대 핵심 실세 비서관을 일컫는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인사 전횡의 당사자로 지목했을 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까지 겨냥했다.

유 전 장관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박근혜정부 초대 장관직을 수행했던 인사가 자신을 발탁한 국가 최고 통치자를 향해 비수를 겨눈 꼴이어서 박 대통령으로서는 굉장한 국정 운영 부담을 안게 됐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더 말할 나위 없이 엄청난 후폭풍이 일 수가 있다.

어떤 식으로든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이 ‘비선 및 청와대 측근 실세들의 인사 전횡 의혹’으로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유 전 장관은 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문체부 국·과장 인사에까지 시시콜콜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유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자신을 청와대 집무실로 부른 뒤 수첩을 꺼내 문체부 국장과 과장 이름을 직접 거명하면서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는 한겨레신문의 4일자 보도에 대해 “어디서 들었는지 대충 정확한 정황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정윤회 씨 부부의 부탁을 받고 문체부 국·과장 인사에 간여했다는 세간의 의혹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이다.

이번 사건은 현직 대통령과 전직 장관 간의, 또 대통령과 핵심 참모인 청와대 비서관 출신 간의 대립처럼 비치면서 세간의 의혹을 눈덩이처럼 불리고 있을 뿐 아니라, 박 대통령이 ‘믿었던 도끼’에 의해 연이어 발등을 찍히는 형국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그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 모두 박근혜정부와 출범을 함께한 ‘내부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미치는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자칫 박 대통령의 정부와 청와대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전 비서관은 지난 4월, 유 전 장관은 지난 7월까지 박 대통령의 ‘한솥밥 식구’였다. 특히 제2·제3의 조응천·유진룡이 나타날 경우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더욱 위협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