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보도 조목조목 반박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7월까지 8개월 동안 직접 모셨던 전임 장관이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청와대 실세를 등에 업고 인사 전횡을 휘두른 인물’로 묘사한 데 대해 한껏 격앙돼 있었다.

김 차관은 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유 전 장관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을 추정해 사실처럼 이야기하는데 어안이 벙벙하다” “내 산하 과장과 사무관까지 전부 직접 인사를 한 분이 내가 인사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는데, 연민의 정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김 차관은 “오늘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지금 문화일보에 밝힌 대로 똑같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5일자 조선일보가 유 전 장관 인터뷰를 통해 김 차관과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연관설 등을 보도했다.

“유 전 장관 얘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자문변호사와 검토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 오늘 중으로 할 생각이다. 허위사실을 유포해 저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다. 명예회복이 되지 않는다면 사법당국에 수사 의뢰도 하겠다.”

―법적 대응의 대상자는 유 전 장관인가? 보도한 언론도 대상인가?

“유 전 장관이다. 조선일보는 내가 사실과 다르다고 전부 설명해줬는데도 기사를 썼는데, 언론사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해봤다.”

―이 비서관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

“이 비서관과 전화 통화 한 번 해본 적이 없다. 유 전 장관이 장관직을 그만두고, 내가 장관 권한대행을 할 때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 번 봤다. 돌아가면서 인사할 때 내가 차관이라고 소개하고 악수한 게 전부다.”

―인사 청탁을 김 차관이 대행했다는 인사 개입 이야기는 어떻게 된 건가.

“내가 어떻게 인사에 개입하나. 나는 공무원 출신도 아니고, 공무원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유 전 장관은 30년간 문체부에 있던 분이다. 그런데 내가 인사에 개입했다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김진선 전 위원장이 그만둔 것도 나는 알지 못했다. 심지어 평창조직위를 감사한 것도 감사 시작하고 일주일 뒤에야 알았다. 그때 내 반응은 ‘여길 왜 감사하는 거지?’였다.”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한승마협회 ‘살생부’와 관련, 정부의 반박 기자회견을 김 차관이 진두지휘했고 유 전 장관은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이 지난 4월 대정부질의에서 국무총리를 상대로 질의한 것이었다.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니 살생부도 없고, ‘공주 승마’도 아니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때 그 선수(정윤회 씨 딸)가 결국 금메달을 땄다. 오마이뉴스까지 대표 선발 특혜의혹을 잠재운 금메달이라고 기사를 썼다. 장관이 반대했는데 내가 기자회견을 했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어떻게 차관이 장관 승인도 안 받고 멋대로 발표하나. 원래는 체육국장이 발표할 일이지만, 국회의원이 총리에게 질의했던 사안인 만큼 차관이 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내가 발표한 것이다.”

―노모 전 체육국장 등 경질 문제는.

“알아보니까 그분들이 당시 인사조치된 이유는 체육개혁을 안 했기 때문이다. 시기상으로도 나하고 아무 상관이 없다. 지난해 7월 23일 국무회의 때 문체부에서 체육개혁을 하겠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지난해 5월 태권도 선수의 아버지 자살사건으로 시작된 일이고, 대통령도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보고만 해 놓고 한 달 동안 뭉개다가 8월 말에야 체육계 감사에 들어갔다. 하겠다고 한 체육개혁을 안 했기 때문에 9월에 인사 조치가 이뤄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지난해 10월 말에 임명된 사람이다. 공무원도 아닌 내가 임명된 자체가 체육 개혁을 하라는 것이었다.”

―유 전 장관은 ‘김 차관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팔고 다녔다’고도 주장했는데.

“김 실장을 팔고 다닌 적이 없다. 어떻게 청와대 비서실장을 파나. 그런 소문이 돌면 큰일 날 게 뻔한데.”

김성훈·오남석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