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現 장관 엇갈린 주장

박근혜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 과장의 교체를 직접 지시했다는 주장을 둘러싸고 진실게임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전·현직 문체부 장관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비선 실세설(說)이 돌고 있는 정윤회 씨의 승마협회 영향력 행사 의혹 및 박 대통령의 문화부 인사 지시와 관련된 논란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유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박 대통령이 관련 국·과장의 교체를 직접 지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유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이 당시 자신 등을 청와대 집무실로 부른 뒤 수첩을 꺼내 문체부 국장과 과장 이름을 직접 거명하면서 ‘나쁜 사람들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는 보도와 관련, “대충 정확한 정황 이야기”라고 말했다고 조선일보가 5일 보도했다.

유 전 장관은 “그래서 (청와대에서) 반응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겠지. 자신이 있으면 허위 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할 텐데”라고 덧붙였다.

유 전 장관은 지난 5월 정 씨의 딸이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시비에 대한 승마협회 조사와 관련해 “조사 결과 정윤회 씨 쪽이나 그에 맞섰던 쪽 모두 나쁜 사람들이기 때문에 다같이 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올린 건데 정 씨 입장에서는 상대방만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 것을 (문체부가) 안 들어주고 자신까지 대상이 되었다고 해서…괘씸한 담당자들의 처벌을 요구한 것”이라고 했다.

퇴임하는 과정에서 강제 면직된 바 있는 유 전 장관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여러 차례 부인하고 있다. 김 장관은 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 지시에 의해 그런 일(국·과장 인사)이 이뤄졌다는 것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김 장관은 “파악한 바로는 그런 조사가 따로 있었던 것이 아니고, 체육 단체에 대한 전체 감사 차원에서 여러 민원이 있어 동시다발적으로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또 김 장관은 “이례적인 인사라 생각지 않는다. 장관이 인사 경질의 이유를 일일이 설명하거나 문서로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당사자들도 모를 것”이라며 경질 사유로 “아마도 업무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