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악~ 한국 대표팀의 골키퍼인 김승규(오른쪽)가 27일(한국시간)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3차전에서 벨기에의 얀 페르통언(백넘버 5번)에게 골을 허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축구가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참패하면서 아시아에 배정된 대륙별 월드컵 티켓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해 호주, 일본, 이란 등 아시아 4개국이 단 1승도 건지지 못한 채 초라하게 월드컵 무대에서 퇴장해 차기 월드컵에서는 아시아 출전권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심심찮게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일본의 산케이스포츠는 27일(한국시간) “결국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는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전멸했다”며 “현재 4.5장인 월드컵 본선 아시아 출전 쿼터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마저 벨기에전에서 0-1로 패하면서 이번 월드컵에서 아시아 출전국은 무승에 그쳤다”며 “이는 아시아 전체의 패배”라고 표현했다. 또 일본이 콜롬비아에 완패한 직후 스포츠호치도 월드컵 출전권 삭감 가능성을 심각한 우려와 함께 전했다.

아시아 월드컵 티켓은 원래 3.5장이었다가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선전을 계기로 4.5장으로 늘어나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아시아 팀의 성적이 부진한 바람에 잠깐 축소 문제가 거론됐으나 이내 사라졌다. 이후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는 등 좋은 성적을 올려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유난히 아시아 4개팀의 성적이 저조했다. 월드컵 출전 24년 만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합계 3무9패로 주저앉았다. 잇따라 유럽 강호를 꺾은 남미 팀에 비해서 턱없이 부끄러운 성적표였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에서도 형편없었다. 일본은 스페인의 ‘티키타카’를 잘못 변용한 ‘스시타카’로, 이란은 철저한 수비 축구로 관중의 야유를 샀다.

프랑스 프로축구의 득점왕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3·파리 생제르맹)의 고국 스웨덴과 2002 한일월드컵 3위의 터키가 이번 대회 본선 진출에 실패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부진이 눈에 띄게 비교됐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의 대륙별 티켓은 유럽 13장, 아프리카 5장, 아시아 4.5장, 남아메리카 5.5장(개최국 브라질 포함), 북아메리카 3.5장, 오세아니아 0.5장. 이런 여론 속에 “아시아의 티켓 수를 줄이고 아프리카나 유럽의 티켓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됐다. 만약 아시아 티켓이 3.5장으로 줄어든다면 한국으로선 큰일이다. 예전처럼 월드컵 본선 진출을 마냥 장담할 수는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총회를 열어 대륙별 티켓을 배정한다. 그 총회는 내년에 열릴 예정이다. 세계 축구 흐름에 크게 뒤진 아시아 국가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