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희망 손흥민(22·레버쿠젠)이 굵은 눈물을 떨어뜨렸다.

손흥민은 27일(한국시간)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한국-벨기에전이 한국의 패배로 끝나자 끝내 오열하고 말았다.

경기를 마치고 자유롭게 대화하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난 그는 많이 울었다. 다른 동료들도 눈시울을 붉혔으나 유독 서러운 표정이었다.

손흥민은 “내가 원래 눈물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팀이 지는 것도 싫고 상대에게 지는 것도 싫고 모든 게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목이 메고 목소리도 갈라졌다. 90분 경기의 피로감보다는 안타깝기만 한 결과에 더욱 지친 듯했다.

그는 “함께 준비해온 선수들, 감독님, 코치님들, 지원 스태프에게 너무 미안하고 또 새벽부터 TV 생중계를 보면서 한국 축구를 응원한 분들께도 너무 죄송하다”면서 “좋은 결과로 감사한 마음을 돌려 드리지 못한 게 가슴 아프다”고 훌쩍였다.

가장 가슴 아파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손흥민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자신의 첫 번째 월드컵 무대에서 3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하며 골까지 기록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보여줬던 빠른 드리블과 돌파, 과감한 슈팅으로 답답했던 한국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전까지는 대표팀 내에서 준비된 신예였으나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손흥민은 “나에게는 이번 대회가 너무나도 배울 것이 많은 무대였다”며 “대표팀의 막내로서 많은 것을 배워가는 덕분에 더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이제 대표팀을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로 복귀한다. 정규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더욱 큰 활약이 기대된다.

상파울루=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