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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까지는 좋았다. 알제리전보다는 훨씬 나아진 모습이었다. 러시아전 때와 같은 압박과 투지가 엿보였다.

수비에서는 상대 공격에 대해 협력 플레이로 압박을 했고 공격에서는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보여줬다. 박주영(29·아스널) 대신 선발 출전한 김신욱(26·울산)의 역할도 효과적이었다.

게다가 전반에 벨기에의 스테번 드푸르(26·FC 포르투)가 퇴장당하면서 우리에게 찬스가 왔다. 체력적인 요인이 중요한 대회에서 11-10의 싸움은 분명 기회였다.

그러나 역시 공격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다. 볼을 몰고 전방으로 나아가기는 하는데 상대 수비를 제치지는 못했다. 빈 공간으로 침투할 뿐 수비벽을 깨기엔 힘들어 보였다. 늘 강조했듯이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공격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손흥민(22·레버쿠젠)을 제외하곤 의미 있는 공격이 안 보였다. 우리 역습 상황에서 공격수들이 같이 문전으로 쇄도하는 액션이 아쉬웠다.

후반에 이근호(29·상주) 지동원(23·아우크스부르크) 등 공격수들을 투입해 공격의 물꼬를 트려는 시도는 좋았다. 그러나 이마저도 감독의 의도대로 풀리지는 않은 것 같다. 결국 실점을 하고 난 뒤에는 선수들의 집중력마저 흐트러진 것 같다.

이번 대회 경기를 보면서 세계 축구와의 실력차를 실감했다. 힘과 스피드, 기술에서 모두 차이가 난다. 우리 모두의 기대가 컸던 것 같다. 이제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세계 축구에서 한국 축구가 처한 위치를 알고 배워야 한다.

해외 리그에서 뛴다고 해서 선수들은 자만하지 말고 지도자는 선수들의 능력을 잘 파악해서 기용해야 한다. 이번 대회가 쓴 약이 돼서 앞으로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