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이 느려지는 소조기(23∼25일)를 기상 악화 탓에 별다른 성과 없이 보낸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침몰한 세월호 4층 선미쪽 외벽 절단을 통해 내부 수색을 어렵게 하는 구조물 제거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측은 외벽 절단은 ‘최후의 방법’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이와 관련,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선미쪽 절단으로 소요되는 시간 등 기술적 부분에 대한 설명을 정부 측에 요구했지만,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6일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 등에 따르면 가족 측과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의 최근 회의에서 4층 선미 쪽 절단에 대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 측은 외벽 절단 때 걸리는 시간, 기술적 방법 등을 전문가들에게 자문해 정부 측 의견을 제시할 것을 주문한 상태다.

정부는 그러나 명확한 일정과 예상 시간을 산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여건에서 작업 진척 속도 등을 예상해 가족 측에 명확한 계획과 일정을 내놓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외벽 절단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현재로서 최선의 방법은 잠수사를 통한 구조 방법으로, 선미 절단은 최후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벽 절단 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이 작업을 하는 동안은 수색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에 가족들의 협의를 거쳐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현재 선미 절단 때 안전 여부 등에 대해 본부 차원에서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며, 자체적으로는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그러나 정부가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 데 대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가족대책위 관계자는 “기술적 부분에 대한 정부 측 의견을 요청했는데, 시간만 끌고 있다”면서 “매번 계속되는 정부의 늑장 대처가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선체 인양은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한 학부모 대표는 “인양이라는 말은 누구도 입에 올릴 수 없는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실종자 수색이 무엇보다 먼저”라고 강조했다.

진도 =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