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6일 오전 경찰이 5억 원으로 신고보상금이 상향 조정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수배전단지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munhwa.com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 검사) 관계자는 26일 “유 전 회장이 은신한 것으로 보이는 특정한 지역을 파악해서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며 “유 전 회장을 거의 따라잡았다”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현재 순천에서 시외로 나가는 주요 도로에서 철저한 검문검색이 이뤄지고 있다”며 “유 전 회장이 움직일 수 있는 반경이 제한돼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측근 2∼3명과 함께 신도 소유의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평소 유기농 식품만 먹는 식성 때문에 은신 중에도 유기농 제품으로 만든 육포와 말린 과일, 울릉도 해양 심층수 등을 싣고 다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계웅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대변인은 “26일 새벽에 금수원으로 유 전 회장님이 다시 들어왔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이날 오후 2시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서 유 전 회장의 거취와 구원파의 입장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수원 측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장난으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진 출두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도 구원파의 첩보를 ‘마타도어’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지방에서 궁지에 몰리니까 금수원으로 관심을 돌리려는 것”이라며 “경찰이 금수원 출입 차량에 대해 전수 검문검색하고 있어 유 전 회장이 다시 금수원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도주 행각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서 서울을 거쳐 전남 지역까지 내려갈 때만 해도 전국적인 수배령이 내려지지 않아 이동이 용이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검찰은 전남 지역 구원파 소유의 건물과 농장 등을 중심으로 수색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원파는 전남 보성의 녹차밭인 몽중산 다원, 완도 영농조합법인 냉동창고, 신안 염전 등 전남 지역에 다수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유 전 회장이 3∼4일 전까지 은신했던 것으로 밝혀진 전남 순천의 송치재휴게소 역시 구원파 소유 부동산 중 하나다.

인천 =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