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형식(왼쪽),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재 ‘6인체제’로 탄핵 결정해도, 윤 측서 정당성 제기할 가능성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로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가 현실화하면서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6인 체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전날 오후 국회가 청구한 ‘국무총리 한덕수 탄핵’ 심판 사건을 접수했다. 앞서 한 대행이 국회가 선출한 신임 헌법재판관 3인 임명에 대해 사실상 임명 거부 의사를 밝히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탄핵을 추진했다. 한 대행은 국회 탄핵안 가결로 국무총리 및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가 정지됐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넘겨받았다.

민주당은 한 대행 탄핵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할 헌재를 ‘9인 완전체’로 만들겠다는 전략이지만, 여당의 반발과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라는 비정상적인 구도를 감안하면 조기 재판관 공백 해소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헌재가 6인 체제로 탄핵심판 등을 심리하고 결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법조계에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헌재는 전날 브리핑에서 ‘6인 체제’에서 선고를 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헌재가 재판관 7명 이상이 심리하도록 한 헌재법 조항의 효력을 정지해 ‘6인 체제’ 심리를 가능하게 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헌법소원 가처분 청 사건 결정에서 선고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비친 적이 있다.

헌재는 당시 결정문에서 “가처분을 인용하더라도 이는 의결정족수가 아니라 심리정족수에 대한 것에 불과하다”고 전제하면서 “법률의 위헌 결정이나 탄핵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재판관 6명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나머지 3명의 재판관의 의견에 따라 사건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는 경우에는 현재 공석인 재판관이 임명되기를 기다려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즉, 재판관 6명의 의견이 5대 1이나 4대 2, 3대 3 등 경우엔 추후 임명된 재판관의 의견에 따라 결론이 바뀔 수 있기에 선고를 미루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6명 의견이 일치할 경우에는 선고할 것인지 여부를 명확히 언급하지 않아 해석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헌재가 ‘6인 체제’로 선고가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릴 경우 이에 대한 정당성 문제가 불거질 우려도 있다. 윤 대통령의 측근 석동현 변호사는 석동현 변호사는 앞서 현재의 헌재 모습을 “6인의 불완전한 합의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박한철 소장 퇴임 후 자리가 채워지지 않아 재판관 8명이 탄핵을 결정했는데, 박 전 대통령 측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됐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