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년대부터 진행돼온 중고여객선 도입 조건 완화 정책변화가 사실상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관련 회사들의 ‘의도’대로 이뤄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인천∼제주 항로를 독점적으로 운영한 ㈜세모와 청해진해운 등 유 전 회장 관계회사들이 중고선 도입 규제 완화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유 전 회장 관련 해운사들은 지난 1980년대부터 중고선 도입 규제가 완화될 때마다 대형 중고여객선을 들여와 운항에 투입하는 등의 혜택을 누려왔다.

지난 1984년 전두환정부는 여객산업합리화 조치를 통해 중고선박 도입을 전면 금지시켰다. 해운업체들의 무분별한 중고선 도입이 해운산업 부실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간주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당시 운임 수입에만 의존하던 해운업체들은 정부 조치로 인해 해운경기가 어려워졌으며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게 됐다고 반발했다. 또 중고선 도입이 자유롭게 이뤄져야 새 항로 개척 및 기존항로의 증강, 노후선 대체 등에 따른 선박의 적기 투입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런 업계의 반발에 따라 1989년 선령 10년 이하 및 4000t급 이하의 일부 중고선 수입을 허용했다. 이어 김영삼정권 시절이던 1993년 말에는 선령 15년 이하, 5000t급 이상의 중고 카페리선도 수입이 가능하도록 규제가 완화됐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따라 1992년 당시 여객선 16척과 유람선 2척 등을 보유해 사실상 국내 연안해운업계를 장악하고 있던 유 전 회장의 ㈜세모가 중고선 수입의 최대 혜택을 누리게 됐다.

세모는 1993년 이미 인천해운항만청으로부터 인천∼제주 카페리 운항을 허가받은 상태였으며, 중고 카페리선 수입 규제가 완화되자 곧바로 일본에서 제작된 5000t급 중고선 ‘선샤인 오키나와’호를 도입해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했다. 인천∼제주 노선은 국내 연안여객 항로 가운데 화물과 여객 수송에 따른 수익이 큰 ‘알짜 노선’으로 알려졌다.

또 세모 파산 후에는 인천∼제주 노선 면허가 유 전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청해진해운으로 넘어갔다.

지난 2009년 연안여객선 선령 제한이 20년에서 최대 30년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청해진해운은 또 한번 수혜를 누렸다. 선령 제한이 확대된 후 일본에서 이미 건조된 지 18년이나 된 6800t급 세월호를 도입한 것이다.

따라서 중고여객선과 관련한 규제가 완화될 때마다 유 전 회장 관련 해운사들이 이 같은 수혜를 누린 것으로 알려지자 유 전 회장 측과 해운업계가 관련 규제 완화를 위해 정·관계 로비를 해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최근 선박회사 이익단체인 한국선주협회 측이 국회의원들의 외유성 출장 등을 지원해왔다는 논란이 제기된 것도 유 전 회장과 해운업계 측의 로비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검찰은 세월호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유 전 회장이 정·관계 및 금융계에 로비했거나 세모 법정관리가 부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양자 씨는 유 전 회장의 처남과 재혼한 사실이 없어 바로잡습니다. 유 전 회장은 극동방송국 근무 당시 운영 주체인 팀선교부와 원만한 합의 하에 결별했음을 확인했습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측은 신도들이 참고인들을 위협하거나 협박했다는 주장과 유 전 회장이 교주라는 주장, 신도 및 직원들에게 사진을 강매했다는 주장은 사실로 확인된 바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작명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보도와 달리 ‘천해지’는 ‘하늘 바다 땅’, ‘아해’는 ‘어린아이’, ‘세모’는 ‘삼각형’이란 뜻이며 유혁기·김필배·김혜경 씨 등은 세월호 사고(4월 16일) 이전에 출국했으며, 신도 양모 씨는 수억 원의 교회 자금을 빼돌린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주식을 소유하지 않아 실소유주가 아니며, 금수원 인근 아파트 200채를 차명으로 소유한 사실이 없고 신모 씨는 유 전 회장의 비서가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