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서 추방돼 북송된 탈북 청소년에 대해 현지 한국 공관이 공식적인 면담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대해 우리 정부와 주한 라오스대사관이 전면 부인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WSJ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라오스가 탈북자에 대한 외교적 보호권이 북한에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구조적으로 남북 대사관 양측에 모두 통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건태 주라오스 대사도 문화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탈북자 체포 사실을 통보한 것은 라오스 정부가 아니며, 우리가 라오스 중앙정부에 협조 요청과 함께 통지했다”면서 “탈북자들이 남한행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WSJ에 발언이 인용된 칸티봉 소믈리스 주한 라오스대사관 영사도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주라오스 한국대사관이 탈북 청소년에 대해 공식적으로 면담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9명의 한인이 불법 입국해 라오스 경찰에 체포됐으며 체포 당시에 우리는 그들이 남한에서 왔는지, 북한에서 왔는지 몰랐다”면서 “그래서 9명의 한인이 수도 비엔티안으로 이동했을 때 라오스 외교부는 남북한 대사관에 모두 그들의 억류에 대해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라오스 정부에 확인을 공식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필요하다면 면담요청 일지 등을 공개하고, 추가로 고위 인사를 라오스에 보내 공식 항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WSJ는 30일 서울발 기사에서 라오스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 10일 탈북 청소년들이 구금된 이후 라오스의 비엔티안 주재 남북한 대사관에 동시에 통보했으나 북한대사관만이 이들을 빼내기 위해 움직였다”고 보도했다.

신보영 기자,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