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청와대 경호실장으로 내정된 박흥렬 전 육군 참모총장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임명한 첫번째 장관급 경호실장이다. 그만큼 박 전 총장에 대한 박 당선인의 기대감이 매우 크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박 전 총장은 육군 참모차장 시절, 당시 참모총장이자 이날 초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내정된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노무현 정부에서 20여 개월간 육군 개혁을 진두지휘하며 찰떡궁합을 맞춘 바 있다. 이 때문에 김 전 장관이 박 당선인에게 박 전 총장을 적극 추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박 전 총장은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고를 나와 육사 28기로 군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군에서는 후배들의 존경을 받으며 높은 신망을 바탕으로 육군 1군사령부 관리처장, 육군본부 인사기획처장, 7사단장, 육본 인사참모부장, 3군단장, 육군 참모차장과 제38대 육군 참모총장에 임명된 바 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6년 1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육군 개혁의 중책을 지휘할 만한 적임자를 찾다가 박 전 총장을 전격 발탁했다.

당시 박 전 총장의 발탁은 여러 측면에서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육군 참모총장은 대부분 야전사령관이나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대장 직위를 거친 사람이 임명됐다.

하지만 박 전 총장은 1972년 노재현 씨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차장에서 총장으로 수직 진급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박 전 총장은 당시 중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함과 동시에 육참총장에 보임됐는데, 이는 노 씨와 1979년 12·12쿠데타 당시 이희성 씨에 이어 세 번째였다. 어린 시절부터 군인의 길을 선망한 박 전 총장은 소탈하면서도 호쾌한 성품으로 부하들에게 재량을 많이 주는 지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야전 지휘관 시절 ‘신바람나는 병영’을 강조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이 육군 참모총장 당시 내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병력 감축, 군 구조개편 같은 육군 개혁을 차질 없이 진행시킬 수 있었던 배경엔 박 전 총장의 보좌 능력이 탁월했던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1949년 부산 출생(64) ▲부산고 졸 ▲육사 28기 ▲육군 인사참모부 부장 ▲육군 참모차장 ▲육군 참모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