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멕시코서 美로 ‘끝없는 트럭행렬’ 26일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역인 멕시코 누에보 라레도의 월드 트레이드 다리 인근에 미국으로 넘어가려는 트럭들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도로에 길게 늘어선 반면, 멕시코로 넘어온 몇 대 안 되는 트럭들은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 멕시코에 대한 25%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25% 부과 엄포에 반발
셰인바움 “양측 모두 위험 초래”
마약·이민문제 협력한 점도 강조

캐나다 “보복외 다른 선택 없어”
유럽, 관세전쟁 우려 여론 잇따라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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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자 멕시코 대통령이 보복 관세를 예고하면서 트럼프발(發) 세계 관세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도 관세 보복의 악순환 발생 시 미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관세 전쟁 발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2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사진)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내는 친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당일 멕시코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예고에 대해 “관세가 하나 부과되면 이에 대한 반응으로 다른 관세가 올 것이고, 이게 계속되면 공동(common)의 기업들을 위험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앞서 ‘트럼프 1기’ 때도 미국이 멕시코산 철강, 알루미늄 등에 관세를 부과하자 멕시코는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미국 중부 농촌 지역을 겨냥해 돼지고기와 사과, 치즈 등에 관세를 물려 보복한 바 있다. 또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는 마약 펜타닐 유행을 막으려는 미국에 협력한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며 “(멕시코 정부의 노력으로) 대규모 이민자 역시 더는 미국으로의 국경에 도착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부과 이유로 든 마약과 이민문제에 멕시코가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직접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를 한 데 이어 주 총리들을 소집해 27일 긴급회의를 가진다. 이 자리에서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는 “캐나다는 보복하는 것 외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며 보복 관세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도 관세 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루이스 데긴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관세를 부과할 때는 상대의 보복으로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이는 결국 세계 경제에 극도로 해로운 무역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모두가 패배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이 가장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상대국은 다른 수출 경로를 찾을 수 있지만 미국 기업은 어디에서나 같은 관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멕시코에 공장을 지어 우회수출 경로로 활용해온 중국 기업들은 고민에 빠졌다. 중국이 자금을 지원해 지은 한 공장 관리자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로 어떻게 하느냐에 모든 게 달린 만큼, 지금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전 주중 멕시코대사이자 현재 DGA 그룹 파트너인 호르헤 과하르도 역시 “지금 당장 멕시코에 투자할 생각을 하는 중국 기업들에 조언을 한다면, ‘멈추고 기다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