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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국무총리 지명자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대형 사건을 깨끗하게 마무리했던 정통 특수부 검사 출신 법조인으로 알려져 있다.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을 맡으면서도 당내 반대를 무릅쓰고 친이(친이명박)계 이재오 의원을 공천하는 등 소신파로 명성을 떨쳤다. 그와 함께 일했던 후배 검사들은 정 지명자에 대해 “공사를 엄격히 구분하는 강직한 성품으로 주변의 신망이 두터운 법조인” “교과서 같은 교장선생님” “고리타분할 정도로 깐깐한 원칙주의자” “회의에선 부하 검사들이 눈을 못 마주칠 정도로 엄한 선배” 등으로 기억하고 있다.

정 지명자는 1944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넉넉지 못한 12남매 가정에서 여섯째로 자란 정 지명자는 어린 시절 셋째 형이 고시 공부를 하다가 중도 포기를 하면서 학업을 포기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유학자였던 부친이 형의 포기에 실망한 나머지 부산 경남중에 다니던 정 지명자도 고향으로 불러들여 가사를 돌보게 했던 것이다.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던 정 지명자는 다행히 부친과 절충, 진주사범학교에 진학했고 이후 형의 도움을 받아 성균관대 법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는 사법시험(14회)에 합격한 뒤 약 30년간 검찰에 몸담았다. 지난 1982년 이철희·장영자 부부 사기사건을 비롯해 ‘대도’ 조세형 탈주사건, 수서지구 택지공급 비리사건, 워커힐 카지노 외화 밀반출사건, 안기부 배후조종 북풍사건 등을 처리해 명성을 날렸다.

1991년 대검 중앙수사부 3과장 시절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컴퓨터 해커를 적발했으며, 서울지검 남부지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민원인 후견인 제도’를 도입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대검 감찰부장 재직 시에는 ‘검찰 낮술 금지’를 실시하는 등 내부 개혁에 앞장서 왔다. 평검사 시절 모시던 상관과 동석한 술자리에서 상관이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시자 현장에서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일침을 가한 일화도 후배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법무부 법무연수원장 때인 2004년 5월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앞두고 사시 동기인 이범관 광주고검장(전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후배들을 위해 용퇴했다. 이후 법무법인 로고스의 대표변호사를 역임하고 현재도 이 법무법인의 상임고문으로 있다.

2004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아 2년간 일하는 동안 매니페스토 선거운동방식을 도입하는 데 앞장선 바 있다. 노무현 정부 때 법무부 장관 및 검찰총장 후보에 단골로 거론됐고, 대한변호사협회에 의해 삼성 비자금사건 특별검사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맡아 공단이 법률 취약계층을 위한 ‘친(親)서민 법률복지기관’으로 확고히 자리 잡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지명자가 새누리당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2년 1월 말 ‘4·11 국회의원 총선거’를 위한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에 전격 선임되면서부터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의 인연에 대해 당시 정 지명자는 “인연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다. (선임) 며칠 전 (박 당선인에게서) 연락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평소 성실과 진실이라는 생활신조를 가지고 있는 정 지명자는 특수부 검사 시절 보여줬던 원칙을 중시하는 강직한 성품을 바탕으로 공천위원장으로서도 제역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정 지명자는 공천위원장으로 일하면서 공사를 명확히 구분하고 원칙대로 공천하고자 노력했던 분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 지명자는 이재오 의원의 공천 문제를 놓고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 등과 갈등을 빚었으나 결국 비대위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원칙과 소신대로 이 의원의 공천을 확정하기도 했다.

선거가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난 뒤 지난해 8월 공천헌금 파문으로 새누리당의 공격을 받자 정 지명자는 자진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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