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공천헌금 의혹을 받고 있는 현기환(왼쪽) 전 새누리당 의원과 현영희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 자신의 입장을 소명하기 위해 취재진들의 질문 공세 속에 들어서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사건 수사에 대한 관심은 이제 검찰이 넘어온 공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쏠려 있다.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방대한 분량의 구체적인 물증 및 정황 자료를 검찰에 제출했기 때문에 검찰이 혐의를 입증해내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검찰이 이번 사건이 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를 밝혀내거나 공천헌금이 당 수뇌부에게까지 전달됐음을 밝혀낼 경우 연말 대선판세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전·현직 의원들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선관위 이첩 자료를 바탕으로 밝혀내야 할 핵심 혐의는 현영희 의원 측으로부터 실제로 현기환 전 새누리당 의원과 홍준표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각각 3억 원과 2000만 원이 건너갔는지 여부다.

우선, 검찰은 선관위를 통해 제보자 진술과 일부 의미있는 물증 등은 확보해 둔 상태로 알려졌다. 현 의원과 관련한 의혹의 경우 현 의원의 전 운전기사로 이번 사건 제보자인 정모 씨는 선관위에서 “현 의원, 현 전 의원, 돈 전달자 조모 씨 등 3명이 만나는 장면을 실제로 봤고 돈이 든 쇼핑백을 직접 운반했으며 셋 중 누군가가 쇼핑백 안에 3억 원이 담겨있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밖에도 현 의원 등 3명이 만나는 장면이 등장한 폐쇄회로(CC) TV 화면과 정 씨가 찍은 쇼핑백 사진, 정 씨가 기록한 현 의원의 동선과 입출금 기록, 현 의원 및 주변인 금융거래 계좌와 통화내역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현 의원 등의 혐의를 단계적으로 밝혀나가는 데 주력하며 관련자 사무실과 자택 조사에 대한 압수수색, 출국금지 등 수사에 필요한 보강 조치를 취하며 수사를 벌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 계좌추적 등을 통해 자금출처, 용처에 대한 수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진통일당(선진당) 공천헌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선관위 자료를 바탕으로 김영주 의원이 실제로 50억 원 차입금 제공을 약속하고 비례대표로 추천됐는지, 선진당 간부들이 김 의원에게 어떤 식으로 접근해 차입금 제공을 권유했는지 밝혀낼 예정이다.

검찰은 이미 정 씨 등 일부 관련자를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했으며 본격적인 소환 조사는 다음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