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속타네’ 한명숙 민주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선대위원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김호웅기자 diverkim@munhwa.com

바람 잘 날 없는 민주통합당(민주당)의 ‘4·11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 공천이 계속 민주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총선을 두 달가량 앞둔 2월 초만 해도 ‘1당은 기본이고 과반도 노려볼 만하다’던 민주당이 고비마다 공천 관련 악재에 비틀거리며 ‘정권심판론’ 등 야권에 유리한 총선 국면을 민주당 스스로 걷어차버렸다는 토로도 들린다.

연일 새로운 ‘막말’이 터져나오고 있는 서울 노원갑 김용민 후보는 ‘표만 얻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인기에 편승하려던 민주당의 ‘자충수’라는 평가다. 공천 과정에서 김 후보와 같이 ‘나꼼수’를 진행하는 정봉주(수감 중) 전 의원의 의사가 반영된 ‘사천(私薦)’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김 후보 스스로도 삼류를 자처하며 공직 준비가 안돼 있던 인물이었다.

무엇보다 그간 공천 과정 내부 잡음을 정리한 뒤 ‘민간인 불법 사찰’과 새누리당 후보의 자질을 놓고 연일 여권에 맹공을 퍼붓던 상황에서 김 후보의 막말 파문이 터져 시기적으로도 최악이란 평이다.

민주당 공천은 시작부터 주춤거렸다.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에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와 새누리당 정책위원회에서 활동한 인물을 경선 후보로 확정했다가 부랴부랴 취소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틀 뒤인 2월26일에는 광주 동구 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선거인단 모집책’으로 의심되는 관계자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민주당은 광주 동구에 후보를 내지 않는 것으로 정리했다.

공천 초기부터 ‘기소 중인 인물을 공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당내 비판에 결국 임종석 사무총장은 공천을 자진 반납하고 당직도 사퇴했다. 금품 수수 논란이 있던 이화영 전 의원과 전혜숙 의원은 당이 공천을 취소했다. 이에 손학규 전 대표가 “전 의원 공천취소는 인권유린”이라며 항의하는 등 당내 반발도 거셌다.

특정 세력 배제와 공천 탈락에 반발한 탈당도 이어졌다.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는 경선 배제에 반발해 탈당, ‘정통민주당’을 창당했고 수도권과 호남에서는 공천 탈락 중진들의 무소속 출마가 이어졌다.

통합진보당과 후보 연대 과정에서도 악재가 계속 터져나왔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측이 후보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연령대 조작을 독려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 드러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이 진보 진영에 기대하던 ‘도덕성’이 크게 훼손되며 민주당도 큰 손해를 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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