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곱지 않은 시선’ 6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노원구 공릉동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 걸린 대형 현수막 옆을 지나가고 있다. 심만수기자 panfocus@munhwa.com

김용민 민주통합당(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의 ‘막말’ 파문이 총선 정국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6일 오전 그가 출마한 서울 노원갑지역구 거리에서 마주친 주민들의 분위기와 표정은 날씨만큼이나 흐렸고 일그러져 있었다. 유권자들은 그의 노인 비하 발언과 저질적인 성적 발언 등을 접하고는 ‘교육특구 노원구민’이라는 긍지와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은 듯했다. 주민들은 “창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공릉동 주민 박모(49)씨는 “이곳 주민인 게 이렇게 부끄러운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민주당이 김용민 후보 사퇴 등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노원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이라고 변두리 취급하는 것이냐”면서 “정말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유세장 주변에서 마주친 주부 정모(44)씨는 “노원 지역의 민도를 우습게 아는 게 아닌지 모르겠지만 여긴 서울에서도 알아주는 교육특구”라면서 “김용민 후보 같은 이가 국회의원 하겠다고 설치는데 우리 아이들에게 뭐를 교육시키겠느냐”고 혀를 찼다.

정씨는 “저도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지만 김 후보가 신학도라고 하는데 ‘믿는 사람들’ 욕 좀 그만 먹였으면 좋겠다”면서 “지금이라도 회개하고 깨끗이 물러나는 게 자신의 잘못을 조금이라도 뉘우치는 길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하철 7호선 공릉역 입구에서 출근길에 만난 김남수(여·41)씨는 “김 후보의 발언을 직접 보고 확인했는데 여성으로서 수치심이 느껴졌다”면서 “그런 분이 국회의원 되는 거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대학생 원미진(여·24)씨는 “정치에 뜻을 둔 사람이 그렇게 생각 없이 막말을 한 것도 모자라 그 막말 때문에 주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난리가 났는데도 소속 당에서 후보 사퇴를 안 시킨다면 그건 지역구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은 “출마하는 건 자기 선택이지만 유권자로서 그 사람을 뽑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극히 일부에서는 본인이 사과를 한 만큼 일단 사퇴보다는 표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견해도 내보였다. 회사원 김기진(29)씨는 “발언이 심하긴 했지만 국회의원 후보에서 사퇴까지 하는 건 반대”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과거 발언만 문제를 삼아 사퇴하라고 하는 건 정치적 공세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유민환·이재동·인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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