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김선동 통합진보당 의원을 25일 기소함에 따라 18대 국회에서 ‘국회폭력’으로 기소된 통합진보당 의원 3명이 모두 검찰 조사 없이 기소되는 또 다른 진기록을 세웠다.

앞서 국회폭력 혐의로 기소된 바 있던 강기갑 의원과 이정희 대표도 모두 경찰과 검찰의 소환 조사에 불응한 바 있었다. 통합진보당은 김 의원 기소에 대해 “김 의원의 행동은 의거”라며 반발했다.

지난해 11월22일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처리될 당시 최루탄을 투척해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된 김 의원은 그동안 검찰의 총 여덟 번의 소환 조사 요구에 불응했다.

검찰은 결국 김 의원을 조사 없이 특수공무집행방해, 국회 회의장 소동, 총포·도검·화약 등 단속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그동안 국회폭력 혐의 수사에 대해 비협조로 일관해 왔었다.

지난 2009년 1월 시위 중이던 민주노동당 당직자 강제해산에 항의하며 국회 사무총장실 집기 등을 부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기소됐던 강기갑 의원은 여섯 차례의 소환조사에 불응한 뒤 대법원에서 벌금 300만원형이 확정됐다. 이정희 대표도 2008년 12월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상정된 데 항의해 동료 의원 명패를 부순 혐의(공용물건손상)로 기소돼 2심까지 벌금 5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강 의원과 이 대표 사건 당시에도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했던 통합진보당은 이번에도 김 의원의 행동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이정희 대표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이 한미 FTA를 날치기 처리하려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향해 최루가루를 뿌렸다는 혐의를 가지고 이것을 범죄로 규정지으려 하고 있다”며 “이것은 의거”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김 의원은 18대 국회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건이 벌어진 직후인 지난해 11월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김 의원이 하신 일에 대해서 당 대표로서 자랑스럽다, 윤봉길 의사였다, 안중근 의사였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