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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의 신용도에 영향을 준 악재 가운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은 16번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첫번째로 꼽힌 악재는 미국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장기국채를 사고 단기국채를 팔아 장기금리를 낮추는 정책)조치였다.

2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날은 지난 9월22일(205bp, 1bp=0.01%포인트)로, CDS 프리미엄이 전일보다 18.5%(32bp) 급등했다.

CDS는 파산으로 채권이나 대출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를 대비해 채무자가 부도 위험을 따로 떼어 거래하는 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국가 신용도가 나빠져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CDS 프리미엄은 2009년 5월6일 208bp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내놓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조치의 충격 때문이었다. 미국 경기 회생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실망감이 전세계로 확산되자 대외경제 의존성이 강한 한국 신용도가 휘청거린 것이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직후인 8월8일은 CDS 프리미엄이 15.4% 상승했다. 1월10일에는 미국 고용지표가 저조하다는 소식에 6.1% 상승하기도 했다.

유럽 재정위기도 한국 신용도에 악영향을 끼쳤다. S&P가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튿날인 9월21일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173bp로 전일보다 8.8%(14bp) 올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해법이 난항을 겪던 9월30일과 11월1일에는 각각 전일보다 12.8%, 10.9% 올랐다.

하지만 김 위원장 사망의 여파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난 19일 CDS 프리미엄은 167bp로, 전주 말인 16일에 비해 5.0%(8bp) 오르는 데 그쳤다. 상승률로 보면 16번째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영향력이 미국과 유럽의 악재보다 훨씬 적었다는 의미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과거에도 북한발 악재가 한국 신용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이 당일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김 위원장 사망은 당장 무슨 일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어서 지켜보자는 심리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 문제는 장기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다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같은 대형 악재가 터지면 신용위험도에 큰 타격을 준다는 설명이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