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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절대권력’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갑자기 사망하면서 북한 권력은 이제 28세 청년의 손에 넘어갔다. 김일성 가문의 혈통이라는 이유로 채 서른이 넘지 않은 나이에 권력의 정점에 오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공식으로 정치에 입문한 지 겨우 1년2개월 된 ‘풋내기’ 권력자다.

이 때문에 김 부위원장의 향후 권력 장악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김 위원장이 후견인 역할을 한 것이 3년에 불과한데다, 김 부위원장은 장남도 아닌 삼남이다. 김 부위원장이 앞으로 김 위원장이 맡았던 국방위원장, 노동당 총비서, 최고사령관 등의 직위를 하나씩 차지하겠지만, 3대 세습 특성상 조부인 고 김일성 주석이나 부친 김 위원장만큼의 ‘절대권력’을 휘두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사실 사상 초유의 3대세습이 성공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3대세습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김 위원장이 얼마나 더 오래 살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봤는데, 김 위원장이 2008년 8월 건강 이상 이후 3년반 만에 급사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안정적 후계구도 구축을 위해서 최소 10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결국 김 부위원장의 권력은 ‘속성’으로 이뤄진 부실한 기반 위에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한 권력구도는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과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든든하게 김 부위원장을 받쳐준다면 ‘김정은 체제‘는 의외로 오래 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김 부위원장의 정치력 여하에 따라 권력을 제대로 쥘 수도 있고 반대로 장성택 부위원장이 ‘실권’을 쥔 대리청정 체제가 펼쳐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장 부위원장이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해 일부 엘리트층을 규합하면서 외부적으로는 ‘집단지도체제’ 형태를 띨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반면 단기간에 권력기반을 다지지 못한다면 군부 등이 반발하면서 핵심 지도부가 붕괴되고, 말그대로 진짜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설 수도 있다.

김일성-김정일과 달리 3대 세습자인 김 부위원장에 대한 엘리트 충성도는 낮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권력속성상 집단지도체제는 장기간 존속되기 어렵기 때문에 북한이 쿠데타 등으로 내부에서 자체 붕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견해도 나온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 부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친형 김정철이 끼어들면서 ‘형제의 난’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