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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최대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국내 자동차업계, 여유 부릴 때가 아니다.’

내년 1월 한미 FTA가 정식 발효되면 수입차 개방 물살이 더욱 빨라지면서 국내 차 시장 잠식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 치열해지는 내수 시장 수성을 위한 국산차업계의 노동 유연성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뼈를 깎는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시 국내 차 시장에서 관세 인하로 가격 하락 여력이 생긴 수입차들의 공격적 마케팅과 판매 급증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산차 관세가 FTA 발효 이후 8%에서 4% 인하되고, 2016년에 관세가 폐지되는 것과 맞물려 미국산 유럽·일본차도 국내 시장으로 대거 몰려온다.

토요타가 최근 미국산 시에나를 국내에 도입한 뒤 혼다, 닛산 등 다른 일본 완성차업체들도 미국에서 생산된 차를 국내에 들어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테네시주 체터누가 공장을 세운 폭스바겐도 미국산 차량 수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2000㏄ 초과 차량에 붙는 개별소비세가 현행 10%에서 내년에 8%로 2%포인트 인하된다. 3년 뒤에는 5%로 내려간다. 최근 경기 불황 여파로 대형 수입차 판매가 주춤했지만 내년에는 개별 소비세 인하를 바탕으로 수입차 업체들이 마진이 높은 국내 대형차 시장 점유율을 큰 폭으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대당 8000만~1억원대의 유럽 및 일본 등의 대형차는 내년 초 150만~200만원의 개별소비세 감소가 예상된다. 최근 토요타 렉서스가 3000만원의 파격 할인을 하는 등 수입차업체의 할인 공세도 거세다. 개별 소비세 및 관세 인하 효과까지 더해질 경우 파괴력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차도 내년에 신차를 대거 투입하는 등 한국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죈다.

내년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신차 기근에 허덕이는 반면 수입차는 올해와 비슷한 60여종의 신차를 쏟아낼 예정이다. 내수 시장에서 국산차의 고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은 벌써부터 고급차 시장 사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현대차는 수입차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이 11월에 제네시스나 에쿠스를 구입하면 100만원, 그랜저와 베라크루즈는 30만원을 할인해 주는 행사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