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적극적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박근혜 복지정책’의 당론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정몽준 전 대표가 5일 이에 대해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을 당론으로 채택한다는 것은 책임있는 정당으로서 할 이야기가 아니다”며 강력 반발해 주목된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 복지론을 당론으로 채택하겠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선거를 앞두고 도움을 받기 위한 것으로 이해는 된다”면서도 “당으로 보면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복지론은 지난해 말에 발표한 것인데 당시는 세계경제가 괜찮았고 지금은 엉망진창이 됐다”며 “현실이 완전히 달라졌는데 차분하게 논의를 해야지, 지난해 발표한 것을 지금 그대로 한다는 것이 과연 책임있는 정당으로서 할 이야기인지 걱정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전 대표는 “박 전 대표는 복지를 늘리자면서도 재정건전성은 확보해야 한다고 한다”며 “세계경제가 위기 상황에 있는데 지금 재정을 줄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목표와 현실여건을 조화시키는 과정이 정책이지, 목표가 있으니 무조건 목표대로 한다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그냥 밀고 나가는 것”이라며 “밀고 나가서 잘 안 됐을 경우에는 큰일이 난다”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복지정책은 한 번 하면 돌릴 수 없는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복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좀 신중하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