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후보등록일(6~7일)이 임박했음에도 범야권 단일후보로 뽑힌 박원순 후보의 민주당 입당 여부가 불분명하다. 박 후보는 대외적으로는 입당할 수도 있는 것처럼 여지를 두고 있지만 그의 주변과 민주당 내에선 이번 선거 전 입당 가능성에 대해 회의론이 높다.

박 후보 선거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송호창 변호사는 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후보의 민주당 입당 여부에 대해 “제(諸) 정당과 사회단체 분들의 얘기를 듣고 판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송 대변인은 “발표를 한다면 후보등록 이전일 텐데 아직 그 시점을 못박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 후보가 민주당 입당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의 민주당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나 성향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 스스로 서울시장 보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범야권 통합정당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뒤집으면 ‘현재의 민주당에는 입당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선거전략 면에서 민주당 입당이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독(毒)’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도 입당을 망설이는 요인으로 보인다. 박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범야권 후보단일화) 경선 때 보니 정당에는 아무 관심이 없는 지지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자칫 민주당에 입당했다간 기성 정당에 환멸을 느낀 무당파 지지층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6·2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민주당 지지층이 범야권 단일후보였던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현 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던 것도 박 후보의 결정을 바꿀 중대 고려사항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지층에게 박 후보는 유 대표만큼 ‘비호감’으로 찍혀 있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도 “‘기호 2번으로 안 나가면 떨어진다’는 논리는 문맹률이 높을 때나 통할 법한 얘기”라며 “박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에게 끝까지 고심하는 모양새를 보여주기 위해 ‘시간끌기’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