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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사진) 민주당 대표가 당의 조직적 만류에도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손 대표가 5일 오후 최종 사퇴 결심을 밝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총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국회로 출근하지 않았다. 한 측근은 “손 대표가 분당 자택에 계신지 다른 곳에 계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 측근들에게 오후 사퇴 기자회견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의총에서는 손 대표의 사퇴 철회를 요구하는 의견이 다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손 대표의 이러한 모습은 사퇴 의사가 확고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손 대표는 전날 “내가 경선을 진두지휘까지 했는데 당 대표 자격으로 박원순 후보를 돕는 것은 민주당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박 후보의 당선을 돕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에서 패배한 이후 민주당 당원들의 ‘바닥’ 민심이 좋지 않은 만큼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지면서도 박 후보의 당선을 돕는 길은 사퇴밖에 없다는 뜻이다. 손 대표는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아무 직책을 맡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은 일제히 사퇴 의사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5일 의총에서 소속 의원 전원의 결의로 손 대표에게 사퇴 철회를 요구하기로 했다.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의총이 당론 결정의 최고기구인 만큼 대표도 당의 조직적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도 손 대표가 사퇴 의사를 철회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손 대표가 결국 사퇴하면 민주당은 임시지도부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정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일부 최고위원이 손 대표와 동반사퇴 의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대위가 구성돼 11월이나 12월로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많다. 민주당에서는 임시 지도부 구성 문제를 두고 당내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