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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가 지난 3월19일 특종보도한 미 여기자 북한억류 사건이 5일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의 특별사면 결정으로 마무리됐다.

두만강 유역 북·중 접경지대에서 탈북여성문제를 취재하다 북한군에 체포됐던 미 커런트 TV 소속 유나 리(Euna Lee·한국계·36), 로라 링(Laura Ling·중국계·32) 기자는 억류 141일 만에 석방,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과 함께 특별기편으로 5일 새벽 평양을 출발, 이날 오후 미 로스앤젤레스에 도착, 가족의 품에 안겼다.

두 여기자는 평양이송 뒤 6월8일 북한 최고재판소에서 조선민족적대죄와 비법 국경출입죄로 1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평양인근 초대소에 체류 중이었다. 북한은 이들에게 노동교화형을 선고했지만 막상 감옥으로 보내진 않았다.

북한 중앙방송은 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회주의헌법 103조에 따라 노동교화형을 받은 미국기자 2명에게 특사를 실시해 석방키로 명령했다”면서 “미국기자들에 대한 석방조치는 우리 공화국의 인도주의와 평화애호적인 정책의 발현”이라고 보도했다.

중앙방송은 또 “클린턴 일행의 방문은 조선과 미국 사이의 이해를 깊이하고 신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여 여기자 사면 및 석방조치가 북·미 관계 개선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행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도 되기 전에 발생한 여기자 북한억류사태는 향후 북·미관계의 향방을 결정지을 사건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당초 여기자 북한억류사건 발생 직후 중국 정부를 통한 대북우회압박을 가하며 인도적 차원의 석방을 촉구했지만, 북한이 사법절차를 밟으며 초강경대응자세를 보이자 북·미 뉴욕채널 가동을 통한 협상 교섭에 나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결정한 것이다.

여기자 카드를 북·미대화 유인카드로 삼겠다는 북한구도가 그대로 관철된 셈이다.

북측은 미국측에 클린턴 국무장관이나 그의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특사방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정보지 넬슨리포트에 따르면 백악관측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결정을 최종확정한 것은 지난 주말이다.

여기자 사건에 관여해온 천기원 두리 하나 선교회 목사는 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여기자들의 건강이 많이 악화됐는데 석방후 곧바로 귀국길에 올라 가족들이 안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