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5일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올 미국인 여기자 유나 리(36)와 로라 링(32)의 가족과 친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흥분에 휩싸였다고 미 언론들이 4일 일제히 보도했다.

가족들은 이날 클린턴 전 대통령뿐아니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그리고 국무부에 감사를 표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인터넷 사이트(www.lauraandeuna.com)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우리는 특별히 이런 어려운 임무를 맡아준 클린턴 전 대통령과 그들을 집으로 돌아오게 하려고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을 해온 앨 고어 전 부통령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두 여기자를 품에 안게 될 날을 지금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두 여기자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전세기를 타고 평양을 출발, LA에서 가족들과 재회한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널드 슈워제네거도 “모든 캘리포니아인과 함께 그들의 귀향을 환영한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미 연방 상원의원도 “우리 모두에게 매우 어려운 시간이었다”며 “인도적 조치로 두 여기자의 삶이 다시 시작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로라 링의 고등학교 친구인 마르쿠스 마르케즈는 두 여기자가 돌아오면 새크라멘토에서 환영회를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빌 클린턴과 함께 집으로 돌아올 그들을 고대하며 완전히 흥분돼 있다”며 “가족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워싱턴 DC에 이르기까지 철야촛불집회를 벌여준 사람들에게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두 여기자의 석방 소식이 전해진 뒤 네트워킹 사이트인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는 여기자들의 무사 귀국을 축하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도심 동쪽 부두 인근 ‘킹 스트리트’에 위치한 6층짜리 타운젠트 빌딩에 입주해 있는 커런트 TV 사무실은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으나 이날 저녁 거의 모두 불을 밝히고 있었다.

워싱턴=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