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1차 북핵위기를 대화로 풀어낸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의 평양방북때 외무부 장관을 지낸 한승주(사진) 국제정책원 이사장은 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은 앞으로 대화쪽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한 것을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의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김 위원장은 자신의 건재를 과시할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만남에 대한 확대 해석을 유도함으로써 핵실험이나 장거리로켓 발사에 대한 국제적 면죄부를 받으면서 국제적 제재국면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려 할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일단 여기자들을 석방시키면 그 자체로서 외교적 성과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양쪽이 다 동상이몽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번 방북을 통해 상호 이익을 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때처럼 북핵문제 해결 발판이 될 수 있을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카터 때와 동일시하고 싶어하는 것은 북한이다. 그러나 카터 때는 핵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고 남북정상회담까지도 의제에 들어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게 방북의 목적이 아니었다. 다만 앞으로 협상분위기 조성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자 석방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억류 유모씨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고, 남북관계도 극히 나쁜 상태인데.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면담과정에서 남북관계에 대해 언급은 했을텐데 얼마나 강하게 했는지 모르겠다. 북한입장에서 볼 때 남측에 어떤식으로든 명분을 주고 남측의 지원을 받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남북대화 분위기도 만들어가려 할 것으로 본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