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사회 교과서 새 학습지도 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사실상 자국의 영토로 표기하는 등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우리나라 정부의 주변국 역사왜곡 대책은 일회성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옛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 역사왜곡 사례가 이어지면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자 이를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했다가 1년 만에 슬그머니 부서를 없애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교과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새 정부 들어 옛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가 통합돼 교육과학기술부로 직제가 개편되면서 동북아역사문제 대책팀이 폐지됐다.

교과부는 지난해 2월 일본이 교과서에서 위안부 관련 내용을 축소하고,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로 편입하는 등 역사왜곡 사례가 잇따르자 ‘교육인적자원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대책팀을 신설했지만 1년여 만에 팀 자체를 해체한 것이다. 당시 대책팀은 장학관을 팀장으로, 교육연구관 1명, 교육연구사 1명, 일반직 2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됐으며, 주변국 역사왜곡 대책 및 역사교육 정책 수립, 한국 바로알리기 사업, 동북아 역사재단 운영지원 등의 업무를 맡았다. 이 팀은 설립 뒤 세계사와 국사과목을 역사과목으로 통합하고, 동아시아라는 과목을 신설하는 등 역사교육 강화대책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현재는 학교정책국 교육과정기획과에서 같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담당자는 교육연구사 1명뿐이다. 이마저 담당 교육연구사는 역사왜곡 대책 업무를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국사교과서 편수업무를 함께 맡고 있기 때문에 교과부는 역사왜곡 대책업무와 관련,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대책팀 구성으로 역사교육 및 역사왜곡 대책 등 종합적인 대응이 가능했지만 대책팀이 해체된 뒤 주변국 역사왜곡에 대한 정부차원의 전반적 관리가 어려워졌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가운데 교과부는 15일 김도연 장관 명의의 항의서한을 일본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에 대해서도 ‘뒷북행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교과부는 이날 “오늘 안으로 외교적 경로를 통해서 역사왜곡에 대해 엄중 항의하는 서한을 도카이 기사부로(渡海紀三郞) 문부과학상 앞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역사왜곡과 관련, 교과부 장관 명의의 항의서한은 지난 2005년(안병영 교육부총리)과 2007년(김신일 교육부총리)에 이어 세번째다. 한재갑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육정책연구소장은 “문제가 불거지면 관행적, 형식적으로 항의서한을 보내는 것보다는 평상시 주변국의 역사왜곡에 치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정책 개발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