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민주당 정세균(왼쪽 두번째)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독도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정하종기자

민주당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정국 현안과 관련, 대정부 공세의 고삐를 바싹 죄고 나섰다. 81석의 소수야당인 민주당이 정부와 180석 안팎의 거대 여당에 맞서기 위해서는 과감한 선제공세 전략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쇠고기 국정조사와 원구성 협상을 앞두고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틀어쥐었던 정국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일본이 도발했을 때는 당연히 대응을 해야 하지만 그때그때 분풀이식으로 해선 안 된다”며 “정부가 지속적으로 일본의 속셈을 파악해 대책을 냉정하게 잘 세워야 한다”고 압박했다.

특히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지난 9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일본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 명기 입장을 전달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며 “이것이 사실이면 큰 문제고, 아니라고 하면 이 대통령과 우리 국민을 모독하는 것으로 이 대통령은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셔야 한다”고 대통령을 겨냥했다.

민주당은 한편으론 일본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 대통령을 압박하는 ‘투 트랙’ 전술을 구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정부가 일본에 대해 ‘미래지향적 관계’ 등을 언급하며 저자세로 일관하다 뒤통수를 맞았다”는 비판이 대표적인 예다.

원 원내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독도 문제를 ‘편의주의’에 빠진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꼽았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때 노무현 대통령의 정상외교를 ‘등신외교’라고 심한 표현을 사용해 비판했었다”면서 “이 정부야말로 노골적으로 무시를 당하는 등신외교를 하고 있다”고 원색적인 비판에 나섰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정 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출범 전부터 대북문제에 대해 강경정책으로 일관해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설마 이정도까지 악화시킬 줄은 몰랐다”며 “남북 경제협력은 뒷걸음질 치고, 남북대화마저 끊긴 상황에서 북핵 6자회담은 전진하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한다”고 대북정책을 질타했다. 송 최고위원은 “북으로부터 완전히 무시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병권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