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간 ‘독도 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청와대는 15일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로부터 일본의 독도 영유권 명기 사실을 통보받고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언급했다는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와 관련, “결론적으로 한국 내부를 분열시키고 독도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려는 일본 (정부)측 언론플레이의 결과라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자청해 “일본 언론이 보도한 바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주길 바란다’는 워딩(발언)은 있지도 않은 사실무근”이라면서 “뭘 기다려 달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대변인은 “일본 도야코에서 열린 선진8개국(G8)정상회의 중 후쿠다 총리와의 정상환담에서 이 대통령은 ‘미래지향적인 한·일간 신시대를 열어가자는 이때에 그런 사태(독도영유권 명기)가 벌어져서는 안된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대통령은 14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사실상 ‘독도는 일본땅’ 표기방침을 보고받고 상당히 진노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래를 지향하며 일본에 프렌들리하게 했는데 일본이 아무런 고민의 흔적도 없이 일언지하에 무시한데 대해 이 대통령은 배신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관련 발표 후 “이는 역사 문제일 뿐 아니라 영토주권에 관계된 것으로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단호하고 엄중한 대처를 지시했다.

정부는 일본의 방침에 대해 영토주권 침해로 간주, 일본정부에 강력 항의하는 한편 범정부 차원에서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조치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일 관계는 당분간 급랭할것으로 전망된다. 외교통상부는 문태영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는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일본 정부가 이 같은 기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시게이에 도시노리(重家俊範)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항의의 뜻을 전달했으며 권철현 주일대사를 15일 소환한다.

정부는 이와함께 외교부 및 국토해양부, 교육과학기술부 등을 중심으로 일본의 영유권 명기에 강력 항의하는 등 대일 전면대응 태세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미숙·김상협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