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한 것은 지금까지 간접적으로 표현해 왔던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따라서 정부도 대응을 달리해 분명하고 단호한 입장을 전달해야 합니다.”

동북아 역사왜곡 및 독도 관련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설립한 ‘동북아역사재단’의 김용덕(64) 이사장은 1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중학교 사회교과서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사실상 독도를 자국의 땅이라고 표기한 것과 관련, 좀더 성숙한 정부의 대응을 주문했다.

김 이사장은 “지금까지 일본의 사회과 14개 교과서 중 독도가 자국 영토라고 표기한 것은 4개에 불과했지만, 일본 문부성이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가 자국 영토라고 표기함에 따라 앞으로 모든 교과서는 독도가 자국 영토라고 표기하게 된다”며 “이는 일본의 주장이 간접적 방식에서 직접적 방식으로 바뀌었고, 한 차원 높아졌다는 점에서 우리도 대응을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무엇보다 “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일본과 주변 나라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이번 발표문에서 ‘한국입장을 고려해 고유 영토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달리 해석하면 독도는 자국의 고유 영토이지만 우리나라에게 양보한 것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며 “이같은 얄팍한 수사에 정부가 헷갈리지 말고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이 일장기를 불태우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일본 우익을 더욱 자극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정부는 단호하면서도 냉정하게 독도는 우리 땅이며, 이에 대해 타협의 여지가 없음을 분명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또 “1995년 무라야마 수상이 교과서 문제와 관련, 근린 국가들과 우호와 협력을 지켜나가는 방향으로 집필해 나갈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국가 간의 약속을 어기는 일본은 국제적 신의를 다하지 못했으며, 미국의 의회마저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묵살하는 것은 수준있는 선진 국가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우리의 대응이 독도 문제를 넘어 일본의 위안부·중국의 동북공정 등으로 전선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되 다른 문제까지 거론하게 되면 국제적으로 한국이 피해의식이 있는 국가처럼 비칠수 있다”며 “적극적인 외교로 러시아, 중국, 미국 등 주변 강국들에게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고, 역사적 근거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