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4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에게 “누가 과연 수구·부패세력의 집권을 저지할 수 있는 최상의 후보인 지 국민의 검증을 받자. 16일까지 둘 중 한명이 살신성일의 결단을 하자”며 후보 단일화를 공식제안했다.

두 진보진영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초반전 다자대결구도로 진행돼온 이번 대선은 투표일 직전에 이명박 한나라당· 이회창 무소속·범여권 단일후보 등 ‘빅3’간의 대결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념지형에서도 빅3 후보를 중심으로 ‘진보연합’ 대 ‘중도보수’ 대 ‘우익보수’등의 3분구도와 함께 영남-충청-호남의 지역대결구도 양상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치열한 대결이 예상된다. 이날 이명박·이회창 후보 진영간에는 상대를 향해 ‘후보사퇴론’, ‘불안한 후보불가론’등으로 맞서 있는 등 보수내전은 격화일로에 있다.

문 후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누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지, 누가 한국사회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국가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받자”며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문 후보는 “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는 중소기업인들을 소외시키고 대한민국을 소수의 재벌공화국으로 전락시키려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 온갖 부패와 비리에 연루된 사람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가치관 상실에 대한 분노때문이었다”며 “12월19일은 대한민국 재창조의 날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측 김헌태 정무특보는 “정동영 후보를 사퇴시기 위해 싸우러 나간다는 의미다. 반대의 결과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정 후보측은 “환영한다”면서 “그러나 시기는 더 앞당겨야한다”고 밝혔다. 민병두 전략기획본부장은 “단일화시 상당한 표결집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수용입장을 밝힌 뒤 “다만 대선에 효과를 충실히 기여할 수 있는 단일화여야한다. 16일 주장은 위험한 발상이며 8일∼10일에는 단일화돼야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측은 이날부터 단일화협상에 들어가며 토론의 핵심의제는 공동정부와 가치연정을 비롯해 반부패투명사회실현, 자유무역협정(FTA)확대, 일자리 창출 등이 될 전망이다. 협상에서는 단일화 완료시기와 방식(전화조사·모바일조사·시민배심원단 등) 등을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TV토론의 방송중계는 1번만 할 수 있다. 다만 후보등록 이후 단일화를 위한 토론이 형평성 문제 등 법위반사항은 없는 지 검토해봐야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명박·이회창 후보는 사활을 걸고 혈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명박 후보는 인천대회에서 “10년 동안 아마추어 정권이 쌓아온 적폐를 말끔히 씻어내고 새로 출발하기 위해서는 나라를 사랑하는 모든 국가발전세력이 총결집해야한다”며 정권교체세력 총결집론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이회창 후보는 출마명분이 없어지니까 후보를 사퇴해한다”고 촉구했다. 이회창 후보진영의 유석춘 정무특보는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보수대연합론을 주장했다.

김상협·김성훈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