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3일 대구 중구 동성로 거리유세에서 두손을 번쩍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구 = 김호웅기자

3일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를 일궈내 충청권에 확고한 ‘거점’을 마련한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4일 한나라당 지지 기반인 영남권 공략에 사활을 걸었다.

전날 대구 유세를 마친 이 후보는 이날 곧장 부산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급히 일정을 바꿔 울산을 경유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울산대공원 동문광장 입구에서 유세를 벌였고, 오후에는 부산에서 부산진시장 앞 유세와 기자회견 등을 한 뒤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울산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며 한나라당에 입당한 정몽준 의원의 ‘텃밭’이어서 이에 대한 견제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대구 서문시장 유세에서 이 후보는 “심대평 후보와의 단일화는 커다란 강물 줄기를 이루는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작은 물줄기는 도도히 흐르는 강물이 되고 대양이 돼 국민을 위해 뛰는 보수대연합의 첫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와 경북 시민 여러분의 사랑이 보태지면 역사상 처음 보는 경천동지할 대변화가 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구애’를 이어갔다. 그는 “그(이명박) 후보 때문에 한나라당과 대구 시민의 마음이, 또 박근혜 대표가 볼모로 잡혀 있다”고 ‘박근혜 볼모론’을 폈다.

그는 “이를 벗어나야 제대로 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면서 “회사 사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 나라 대통령감은 너무나 쌔고 쌨다. 우리나라를 산업화와 근대화로 아시아 제일의 경제강국으로 만든 박정희 전 대통령도 군인 출신이었다”고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 맹공을 퍼부었다.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곽성문 의원은 지지 연설에서 “박근혜 대표도 저와 같은 마음이다, 조만간 우리와 뜻을 같이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3일 첫 대구 방문에서 ‘계란 세례’까지 받았던 이 후보는 그 때보다 유세장 분위기가 더 뜨거워졌다고 판단했는지 시종 고무된 표정이었다.

대구·울산 = 윤석만기자 sa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