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정몽준 의원의 지지선언을 계기로 외연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 후보측은 충청권 및 호남권 표심을 의식해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무소속 조순형 의원 등 새로운 세력영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 후보측은 이같은 연대전략을 통해 대선에서의 승부뿐 아니라 향후 당선 후 안정적인 정국운영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4일 이같은 외연확대 전략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인천지역 유세에서 “2008년 건국 40년을 맞아 대한민국이 새출발을 해야 하는데 저와 한나라당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나라를 사랑하는 모든 국가 발전세력이 총결집해야 하고 정권교체에 동참하려는 모든 사람들의 세력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권을 유지하려는 무능세력을 유능한 국가발전세력이 교체하자는 이 후보 구도싸움 전략이 본격가동된 것이다.

이같은 전략에 탄력을 준 것은 정 의원의 합류다. 이 후보측은 정 의원 합류가 대선판에서뿐 아니라 신발전체제를 위한 중도실용세력의 결합에서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환영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우선 정 의원 합류는 BBK 논란으로 이탈했던 표심을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두언 의원은 “선거에는 양대 후보외에 항상 제3후보 지지세력이 있는데 정 의원 참여로 이탈 조짐이 있던 제3후보 지지세력이 이 후보 지지로 굳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인 정종복 의원도 “2002년 월드컵으로 인지도가 높은 정 의원이 BBK 검찰 발표 전 합류한 것은 이 후보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나라당은 정 의원이 BBK수사발표전에 합류해 이 후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는 유권자의 표심뿐 아니라 다른 정치세력에게도 연대의 명분을 제공한다는 논리다.

이 후보 집권구상인 신발전체제 기안에 참여했던 박형준 의원은 “정 의원 참여는 중도실용세력이 한나라당을 주축으로 총집결 한다는 의미”라며 “이로써 한나라당 집권 기반이 더욱 튼튼해지며 정국운영에도 안정감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정치세력 연대 실패로 소수정권으로 출발했던 참여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장기적 포석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후보측은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의 이회창 무소속 후보 지지선언으로 적신호가 켜진 충청권을 위한 대책의 하나로 김종필 전 총재의 공개지지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또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조순형 의원 잡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특정 후보를 지지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잘라말했다.

권은중기자 jungk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