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최재해 변론은 종결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25일 최종변론으로 사실상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야당발 ‘줄 탄핵’ 사건들 또한 조만간 결론이 날 전망이다. 그동안 윤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가 우선이라며 여타 사건의 변론일정을 늦추며 ‘늑장 재판’ 논란을 빚었던 헌재가 속속 변론·선고를 예고하는 등 심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탄핵 소추된 지 74일 만인 이날 오후 2시 박성재 법무부 장관 탄핵심판의 첫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한다. 박 장관은 12·3 비상계엄 직후인 12월 12일 내란 가담·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등 사유로 탄핵소추 됐는데 헌재가 윤 대통령 사건 심리를 우선해야 한다며 일정을 잡지 않아 두 달 이상 직무가 정지된 상태였다. 헌재의 조속한 심리를 촉구해온 박 장관은 “(탄핵 사유를) 입증할 만한 어떠한 증거도 없다”며 “탄핵심판 청구는 기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 탄핵’ 사건도 이날 최종 변론기일이 잡혀있다. 헌재는 오후 4시부터 이 지검장을 비롯해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에 대한 신문에 직접 나선다. 이 지검장 등 3명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다는 이유로 야당 주도 국회에 의해 탄핵소추 됐다. 헌재는 청구인과 피청구인 최후변론을 거쳐 변론을 종결할 전망이다.

헌재에는 이날 현재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비롯해 8건의 탄핵심판이 계류돼 있다. 변론이 끝났거나 종결 일정이 정해진 것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포함해 한덕수 국무총리, 최재해 감사원장 사건 등 4건이다. 반면 박 장관 탄핵심판 등은 이제야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가는 상황이다. 한 총리 탄핵심판은 단 한 차례 변론 후 종결됐다. 헌재는 지난 19일 한 총리 탄핵심판 첫 변론을 열고 더 이상의 변론기일 없이 선고기일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는 한 총리 탄핵사유로 ‘채 상병 사건’ 특검법 거부권 행사, 비상계엄 선포 묵인 방조 공모 등을 사유로 들었다.

지난해 말 야당 주도로 가결된 최 원장 탄핵심판도 헌재에 접수된 지 69일 만에 변론기일이 열렸지만 한 총리와 마찬가지로 단 한 차례 변론만으로 곧바로 변론 종결했다. 최 원장의 탄핵 사유는 감사원의 독립적 지위 부정, 국민권익위원장 표적 감사, 대통령실 관저 이전·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에서 감사과정 위법, 국회 자료제출 거부 등 4가지였다. 3시간 만에 증거조사와 증인신문, 최후진술까지 모두 마친 재판부는 “선고기일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