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발의 계엄법 개정안 34건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가운데, 야권을 중심으로 계엄 선포 요건을 강화하거나 내란죄와 관련한 대통령 특별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1차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겨냥해 헌법 질서를 위반한 경우 ‘국민소환제’를 통해 해임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안까지 나왔다.

1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야권이 내놓은 계엄법 개정안은 34건에 달한다. 계엄해제 요구를 위한 본회의가 소집된 경우 국회의원이 현행범이라도 체포·구금되지 않도록 하거나,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 3분의 2 이상의 무기명 찬성이 있을 때만 계엄령 선포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또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하면 자동으로 해제된다’는 조항이 담긴 개정안도 발의됐다.

‘계엄 선포 시 대통령은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해야 한다’는 헌법 77조를 계엄법에 반영해 ‘국회 통고 전까지 계엄령이 발효되지 않은 것으로 규정한다’는 법안도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이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대통령이 형법상 내란죄나 군형법상 반란죄를 범한 자를 특별사면할 경우 국회 동의를 얻도록 하는 사면법 개정안도 3건이 발의됐다. 의원이 헌법을 위반하거나 직무를 유기한 경우 국민이 직접 의원을 해임할 수 있도록 ‘국민소환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국회의원 국민소환법’ 제정안도 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