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대통령 관저로 향하는 차량 헌법재판소가 1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첫 재판관 회의를 여는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윤 대통령 관저로 차량들이 출입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 尹에 잇따라 소환 통보

출석요구서 대통령실 전달 불발
관저로 재시도… 특급등기 발송
檢, 尹 추가 소환통보 일정조율

수사 주도권, 檢 특수본에 무게
첫 소환요청·김용현 신병확보 이유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16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소환을 통보하고 검찰도 2차 소환 통보에 나서면서 윤 대통령을 향한 수사기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어느 기관의 소환 통보에 응할지, 응하지 않을 경우 수사기관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 등 신병 확보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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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국가수사본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수사 협의체인 공조본은 이날 오전 국수본이 맡았던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 고발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하고, 공수처 검사 명의로 작성된 출석요구서를 대통령실에 전달을 시도했다. 다만 대통령실이 출석요구서 접수를 거부하면서 공조본은 대통령 관저에서 재차 전달을 시도했다. 공조본 관계자는 “관저에 특급 등기를 통해 출석요구서를 발송한 상태”라며 “(우편물을) 받으면 받은 것으로 갈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석요구서에서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오는 18일 오전 10시 경기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공수처로 출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윤 대통령에 대한 혐의로 내란 모의·실행을 주도하고 지휘한 내란 우두머리(수괴)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도 전날 “지난 11일 윤 대통령에게 15일 오전 10시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며 “2차 소환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뒤 무장 계엄군이 강제로 국회 등에 진입하는 모습이 생중계된 데다 핵심 피의자인 계엄군 지휘관들의 국회 강제 진입과 정치인 체포 등의 구체적인 진술까지 다수 확보된 점을 고려해 통상 수사보다 이른 시점에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특수본이 이날 오후 2시쯤 윤 대통령에게 추가 소환 통보를 하고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 구성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 소환을 재차 미룰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2일 담화에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법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밝힌 데다가 여전히 경호 대상이기 때문에 쉽사리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공조본도 윤 대통령 소환을 예고하면서 두 개로 나뉜 수사팀 중 어디에서 윤 대통령이 수사를 받을지도 관심이다. 윤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출석에 불응하면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받아 강제 구인에 나설 수 있다. 검찰과 공수처는 직접 영장을 청구할 수 있지만 경찰은 검찰을 통해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수본이 사건을 공수처로 넘기고 공수처가 직접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사의 주도권은 아직 검찰 특수본이 쥐고 있다는 것이 법조계 시각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첫 소환 요청을 단행한 데다가 내란 혐의 주동자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신병도 특수본이 확보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친정인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는 모습이 연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윤 대통령이 출석하게 되면 현직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첫 대통령이 된다.

정선형·전수한·이현웅 기자